1. 성의 개념
인간은 성적인 존재로서, 성이란 남성과 여성으로 태어난 독립된 인간을 의미한다. 우리말의 성(性)은 마음(心)과 몸(生)이 결합된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정신과 육체를 총칭하는 이른바 전인적 인간을 말하는 것이다. 요컨대 어원으로 볼 때 성이란 인간, 이성 또는 전인적 인간을 총칭하는 것이며 단순한 성 행동이나 육체적인 성의 결합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성의 이해를 위하여 좀 더 다양하게 정의를 살펴보면 선천적으로 결정되어진 남성,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성(sex)과 사회 · 문화적으로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의 특성과 역할을 상징하는 사회문화적 성(gender) 및 위 두 개념을 포괄하면서 전인적이고 전인격적인 개념으로서의 성(sexuality)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생물학적 성(sex)
생물학적인 성은 유전적이고 선천적인 성을 의미하며, 남성과 여성의 성기를 비롯하여 성관계와 생식에 관한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을 간과하는 일부 사람들은 성(sex)을 주로 성기 적이고 성기결합적인 것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성을 쑥스럽고 어색한 것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생각을 하기도 한다. 섹스 차원의 성차는 완전히 이분법적으로 나누기 어렵다. 간성(intersex)으로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성인 남녀의 신체는 생식적 특성 면에서 대조적이지만, 이런 차이가 생애주기에 따라 변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삶의 초기 단계에서 남녀의 몸은 잘 구별되지 않는다. 두 살 정도의 여아와 남아의 몸에는 오직 작은 차이만 존재한다. 절대적으로 다른 외부생식기, 즉 클리토리스와 음경 같은 기관들도 태아 시기에는 같은 초기 발생 과정을 거친다. 남녀의 신체와 그 생리적 특성들은, 특히 생식 기능이 끝난 노년기에 이르면 더욱 비슷해진다.
2) 사회적 성(gender)
생물학적으로 남성과 여성으로 태어났으나 인간은 성장과정에서 자신이 태어난 사회적 · 문화적 · 심리적 환경에 따라 다양한 성 역할을 학습한다. 이처럼 사회 · 문화적으로 또는 환경에 의해 후천적으로 학습되고 인지되는 성을 사회적 성, 혹은 후천적 성이라고 한다. 전형적으로 볼 때, 흔히 '남성답다(maleness/masculinity)'고 하면 적극적이고 강하고 크고 용감하고 이성적인 것을 생각하고 '여성답다(femaleness/feminity)'라고 하면 소극적이고 연약하고 아담하고 아름답고 의존적이고 감성적인 것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자신의 성에 적절하다고 규정되는 성적 특성, 태도와 행동양식을 습득함으로써 남성적 또는 여성적 특성을 내면화하게 된다.
버틀러(Butler)는 섹스를 생물학적으로 불변하다고 해석하는 것 자체가 문화적 해석이며, 젠더를 이분법적으로 사유하고 젠더와 섹스를 필연적 관계로 해석하는 것은 젠더 본질주의라고 지적했다. 젠더는 행위의 양식화된 반복을 통해 서서히 구성된다. 이때 젠더 수행은 처벌적이고 규제적인 사회적 의례 아래서 이루어 진다. 관계가 정해주는 범위 내에서 젠더 수행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경우 직 · 간접적으로 처벌을 받거나 주변화된다. 즉 버틀러는 사람을 양성(兩性)으로 나누고 양성의 자연적 차이를 극단화하는 섹스는 강제적 이성애의 필수 요소이며, 젠더는 강제적 이성애의 문화적 각본에 따라 수행되는 가장무도회(masquerade)일 뿐이라고 하였다.
*간성 : 이들은 양성의 생식기를 모두 갖고 태어나거나, 생식기의 외견은 완전히 남성 혹은 여성으로 보이지만, 수태 능력이나 외모, 신체적 능력 등에서 성적 특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거나 반대 성의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